이혼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

결혼을 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80년대 후반은 부동산 바람이 불어 밤 12시가 다 되어야 퇴근하는 날이 허다했다.
그 늦은 시각에 퇴근을 하면서 소주라도 한잔 하는 날이면 새벽에 들어가는 때도 허다했다.
일이 많다는 핑계로 늦게 퇴근하고 술 먹고 한마디로 와이프를 위한 시간은 하나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해도 너무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아내 입장에서는 못 살겠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불규칙한 생활의 연속이다 보니 몸도 안 좋아지고 가정에 소홀해지고 부부싸움을 자주 하게 되면서 이혼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그래서 술만 마시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절제하고 잠자는 아내와 아이들을 쳐다보았다.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나의 가족!
살려고 노력하는 가족을 위해서 나는 노력했고 그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사람이 어찌 살면서 부부싸움 하나 하지 않고 살겠는가?
나도 아내도 사람인데...
물론 아내도 진심으로 이혼을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잘 안다.
너무나도 착한 아내의 입에서 이혼이란 말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슬픔을 준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팠다.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 가끔 옛날이야기를 하면서 서로가 허허하고 웃지만 너무나도 많은 술을 마시고 다닌 것 때문에 이혼할 위기까지 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지금은 그렇게 날마다 먹으라고 해도 체력이 안되어 먹지 못한다.
세월이 약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고통을 참고 견디어 준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