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 2018. 07. 31(화)
▣ 기상상황 : 폭염특보 35℃~27℃ - 미세먼지 좋음
▣ 산행장소 : 무안 승달산(332.5m)
▣ 산행인원 : 아내와 둘이서
▣ 산행코스 : 목포대 정문~청계제일교회~제각분기점~매봉~~목포대갈림길~깃봉~사자봉~하루봉~하루재~천지골~목포대골프연습장~목포대 정문(원점회귀)
▣ 산행거리 : 7.4km(Gps 측정)
▣ 산행시간 : 3시간 8분(휴식시간 25분 포함)
▣ 산행후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은 가볍고 마음은 즐겁고 행복하다. 또한, 그 설렘에 잠을 설치기도 하고 꼬박 밤을 세우기도 하는 것이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내 마음에 알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이 차 오르는 것은 아마도 사랑일 거란 생각이다.
작렬하며 사정없이 내리쬐는 불볕더위의 하루, 푹푹찌는 폭염속 7월, 8월의 산행이란 생각만으로도 버겁고 힘든 일이 아니던가. 이 무더위 속 산행을 위해 어깨에 멘 무거운 배낭과 온몸과 얼굴에 범벅된 끈적거리는 소금기 섞인 땀방울 그 무엇하나 가볍지 않은 모습들이다. 이런 무더위에도 산을 오르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한지 30년만에 처음 시작한 7월말 산행은 내게 참으로 힘겹고 어려운 고행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산행을 한 번 두 번 그리고 횟수가 늘수록 참으로 매력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을 오를 때마다 혼자 되돌아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곁에 함께 오르던 산우님들의 도움으로 산의 정상을 오르길 몇 번, 그리고 산을 오를 때마다 잊을 수 없는 것은 깊은 풀숲을 헤치고 오르면 숲 내음이 온몸과 마음에 닿아 견딜 수 없는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내 작은 발걸음으로 오르지 않으면 맡을 수 없고 볼 수 없는 것들을 하나 둘 만나며 그동안 잊고 살았던 감사함들이 차오르는 것이다. 산 아래에서 바라보던 그렇게 높디높은 까마득한 산꼭대기를 3시간, 4시간을 걸어서 산 정상에 올랐을 때의 그 감격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고 행복이다.
험한 산을 만나는 날에는 헉헉거리는 숨을 고르며 좌절의 마음을 느끼길 얼마였는지 모른다. 때로는 괜스레 욕심을 부리는 것 같기도 하고 스스로 작아지는 나 자신의 나약함을 만날 때도 많았다.
그래도 늦은 걸음으로 산을 오르고 또 오르다 보면 제일 꼴지 자리에 있을 때도 많았지만, 그 시간이 그렇게 감사하고 귀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걸어서 이 높은 곳까지 올 수 있었던 나 자신이 그렇게 대견스러울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산을 오르기 힘들어 마음의 동요가 일기도 했었지만, 오를 때마다 산이 그렇게 매력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럭저럭 4계절을 보내며 계절 사이마다에서 만났던 산들은 내게 큰 감동과 신비와 경이를 선물해 주었다.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 있다면 적어도 사계절(1년)만 사귀어 보면 서로의 성격이나 좋아하는 취미 등을 조금 알아차릴 수가 있다고 들었다. 그런것처럼 산을 처음 오르기 시작하며 사계절의 1년을 보내며 다시 봄을 맞고 한해 한해를 보내며 12년째의 여름을 맞이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산이 내게 사랑하는 사람처럼 그렇게 보고 싶고 그리울 수가 없다. 산행을 하며 그 어느 때보다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어 참으로 감사하다.
산 아래에서 높은 산을 오르기 전 마음을 먼저 열고 가만이 가다듬기 시작한다. 작은 발걸음으로 한 발짝 또 한 발짝 옮길 때마다, 힘겨움으로 호흡이 거칠어질 때마다 깊은 심호흡으로 마음의 기도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 가족들을 위해 기도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마음에 떠 오르는 이들을 위해 산을 오를 때까지 기도를 하는 것이다. 요즘은 참으로 알 수 없지만, 산을 오르내리며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은 긍휼의 마음과 연민의 마음이 차 오른다. 저 높은 산이 가슴 벌려 나를 품어주는 그 마음처럼...
높은 산아래의 넓은 땅에서 서로 바라보면 모두가 자기 키만큼의 눈 높이에서 그만큼만 보지 않던가. 네가 크다 내가 크다 하며 도토리 키재기처럼 그렇게 아옹다옹하면서 서로에게 사랑보다는 미움과 상처를 던져가며 살지 않던가. 하지만 저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보라. 저 산아래에 있는 티끌 같은 나를 볼 수 있는가 말이다.
참으로 우습지 않던가. 그토록 아옹다옹하던 모습이 얼마나 어리석고 안타까운 일이던가. 산을 오르 내리며 일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나의 부족함을 하나 둘 깨닫는다. 산을 통해서 그 깨달음으로 나 자신의 삶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게 되는 것이다. 산을 오르내리며 산을 통해서...
아직은 서툰 몸짓과 마음짓이지만, 산을 오르내리며 산을 통해서 더 깊은 기도의 시간을 갖고 싶다. 산행을 하며 수행을 배운다. 너와 내가 우리가 되는 그런 아름다운 삶을 배우고 익히며 실천하며 사는 인생이길 간절히 소망한다. 높은 산에 올라 얽키고 설킨 산 아래의 부질없는 일들일랑 던져버릴 수 있는 큰 가슴이길 바라는 것이다.
나 자신이 몸소 겪고 깨달으며 실천하는 삶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 더욱 맑은 영혼이길 간절히 소망한다. 산을 오르내리며 삶의 단순함을 배우고 산을 통해서 인생의 깊이를 느끼며 산행을 하며 수행을 배운다.
오늘도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아내와 둘이서 무안 승달산을 다녀왔다. 얼마만에 오르는지 기억조차도 나지 않는다. 오랫만에 간다는 얘기다. 전보다 숲이 우거졌으나 역시나 무척 덥고 바람도 불지 않았다. 물을 3병 가지고 갔는데 둘이서 마시다 보니 하루재에서 바닥이 나고 말았다. 그래서 천지골로 하산을 하여 집으로 오면서 간짜장을 시켜 먹고 왔다.
아내가 예전처럼 산행을 잘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운동삼아 천천히 가까운 곳을 많이 가려고 한다. 한마디로 둘이 데이트 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고자 한다. 우리 둘이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지 않으면 누가 챙겨주지 않기 때문이다.
▣ 산행지도 및 Gps트랙
▣ 산행사진
나이가 들어가면서
남자에게 꼭 필요한 다섯 가지는...
첫째는 마누라요,
둘째는 아내이며,
셋째는 애 엄마이고,
넷째는 집사람이며,
다섯째는 와이프라는 얘기가 있다.
이는
배우자의 존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풍자한 이야기겠지만
나이가 들면 또 필요한 것으로
건강, 친구, 돈, 일거리 등을
꼽는데 이의가 없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는데
그중에 흉금을 터놓고 많은 시간을 보내려면
친구와 적당한 일거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어느 정도 경제적인 여유와 건강이 허용되어도
함께할 수 있는 친구와 소일거리가 없다면
사는 게 무미해지기 때문이다.
그중
우리에게 필요한 친구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친구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학창시절에 이루어지는데
학창시절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많아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하나둘씩 멀어져
노년이 되면 얼마 남지 않는다.
사회생활을 하며 이루어진 친구들은
그때뿐으로 이직을 하고 나면
평생 친구로 남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특정한 목적으로 많은 인맥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순수성이 결여되어 이 역시 오래 지속되지는 못한다.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야말로 가장 늦게까지 소중하게 남는 경우가 많다.
친구와 친구의 관계가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우선 자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지난날 가까운 친구였다 하여도
이민을 갔다든가,
멀리 떨어져 산다든가 하는 등의 이유로
오랜 기간 만나지 못하면
자연히 멀어지게 마련이며,
그런 친구는 아무리 많아도
노년에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나는 친구를
다음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본다.
첫째,
"꽃과 같은 친구"
꽃이 예쁠 때는 찬사를 아끼지 않으나
지고 나면 돌아보지 않듯
자기 좋을 때만 찾아오는 친구를 말하며...
둘째,
"저울과 같은 친구"
이익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
이익이 큰 쪽으로만 움직이는
약간은 이기적인 친구라 할 수 있고...
셋째,
"산과 같은 묵직한 친구" 로써
항상 변함없이 편안하고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으며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는 친구이며...
넷째,
"땅과 같은 친구"로
땅은 뭇 생명의 싹을 틔워 주고 길러내며
조건 없이 은혜를 베풀어 주듯,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해주는 친구를 말한다.
나에게는
산과 같은
땅과 같은 친구가
과연 몇 명이나 있으며
나의 친구들은
나를 어떤 유형의 친구로 분류할까 생각해 보니,
그저 부끄럽다는 생각만 드는 것은
아무래도 내가 지난 삶을 잘 살았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가 어렵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내가 친구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변함없는 노력을 지금 보다 더 많이 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노년에는
내가 어떤 친구와 어울리느냐에 따라
내 나머지 인생이 달라질 수가 있다.
나의 노년을 함께하려면 어떤 친구가 좋을까?
첫째,
긍정적인 친구와 어울려야
밝고 명랑한 생활을 할 수가 있다고 본다.
둘째,
취미가 같거나
취미가 다양한 친구다.
서로의 취미가 같아야만
자주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언제든지 전화하거나 만날 수 있는 친구이다.
마음을 털어놓거나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는
심신적으로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넷째,
정이 많고 잔잔한 재주가 있는 친구이다.
잔 재주가 있는 친구와 어울려
새로운 취미활동 등을 쉽게 익히고
배워 생활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나 아름다운 친구로 계속 남고 싶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어야 한다.
어쩌다 나를 모질게 떠나간다 해도
그를 미워하거나 원망해서도 안된다.
그냥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 있으면 되는 것이다.
인생에 주어진 한정 시간을
의미 없이 고달프게 살다 가는 것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친구와 함께
오손도손 즐겁고 보람 있는 시간들을 만들면서
멀리 간다면 더욱 멋진 인생 여정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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