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이 피난민이어서 너무나 가난했다.
그래서 주로 아침저녁으로는 보리밥을 점심은 고구마와 감자가 주로 주식이었다.
따라서 쌀밥은 엄두도 내지 못했으며 피난 나온 지 몇 해가 흘러 돈을 모아 논을 사 벼농사를 하긴 했지만 대부분 장에다 내다 팔았기에 맛을 볼 수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각 동네마다 논을 수십 마지기 버는 대 부자들이 몇 가구씩 있었다.
모내기를 할 때가 되면 놉을 구하는데 어머니도 놉이 되어 자주 모내기를 가시곤 했다.
어느 날 하루는 어머니께서 오늘은 우리 집 앞 논에서 모내기를 하니까 점심시간 맞춰 오너라 쌀밥 얻어먹게 말이다 그렇게 말씀하시고 가셨다.
나는 기다리다 점심시간이 되자 달려서 어머니가 놉이 되어 모내기를 하고 있는 논으로 달려갔다.
거기에서 흰쌀밥을 얻어먹는데 얼마나 맛이 있던지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 세상 아이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지도 못할뿐더러 일부러 이야기할 사안도 아니다.
앞으로 더 수많은 세월이 지나고 나의 인생도 다 되어 갈 즈음 나는 이렇게 살았노라고 쓴 일기를 전해 주면서 가고 싶다.
그래서 부모가 얼마나 고생하면서 살았고 가난했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자수성가한 장한 부모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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