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얘기

무안 오룡산(227.9m)과 남악호수

▣ 날짜 : 2020. 06. 21(일)

▣ 위치 : 무안군 삼향읍 오룡산(227.9m)

▣ 날씨 : 흐림(20℃/29℃ → 미세먼지 보통)

▣ 코스 : 구옥남초등학교~오룡산~남악호수~전남도청~구옥남초등학교(원점회귀)

▣ 거리 : 6.7km(Gps 측정치)

▣ 시간 : 2시간 15분(휴식시간 10분 포함)

▣ 산행지도 및 Gps 트랙

▣ 촬영사진

♥...부부...      

 

세상에 이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 살 것 같던 날들 흘러가고

고민하던 사랑의 고백과 열정 모두 식어가고

 

일상의 반복되는 습관에 의해 사랑을 말하면서

근사해 보이는 다른 부부들 보면서 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옛사랑을 생각하면서

관습에 충실한 여자가 현모양처고

돈 많이 벌어오는 남자가 능력있는 남자라고

누가 정해 놓았는지...

 

서로 그 틀에 맞춰지지 않는

상대방을 못마땅해 하고

그런.. 자신을 괴로워하면서

 

그러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귀찮고 번거롭고

어느새 마음도 몸도 늙어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아

 

헤어지자 작정하고 아이들에게

누구하고 살 거냐고 물어보면

열 번 모두 엄마 아빠랑 같이 살겠다는

아이들 때문에 눈물 짓고..

 

비싼 옷 입고 주렁주렁 보석 달고 나타나는 "친구

비싼 차와 풍광 좋은 별장 갖고 명함 내미는 "친구

 

까마득한 날 흘러가도 융자받은 돈 갚기 바빠

내 집 마련 멀 것 같고 한숨 푹푹 쉬며

애고 내 팔자야 노래를 불러도

 

어느 날 몸살 감기라도 호되게 앓다보면

빗 길에 달려가 약 사오는 사람은

그래도 지겨운 아내.. 지겨운 남편인 걸…

 

가난해도 좋으니 저 사람 옆에 살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하루를 살고 헤어져도

저 사람의 배필 되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시든 꽃 한 송이.. 굳은 케이크 한 조각에

대한 추억이 있었기에..

첫 아이 낳던 날 함께 흘리던 눈물이 있었기에..

 

부모 상(喪) 같이 치르고 무덤 속에서도

같이 눕자고 말하던 날들이 있었기에..

 

헤어짐을 꿈꾸지 않아도

결국 죽음에 의해 헤어질 수밖에 없는

날이 있을 것이기에..

 

어느 햇살 좋은 날 드문드문 돋기 시작한

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다 다가가

살며시 말하고 싶을 것 같아

그래도 나밖에 없노라고..

그래도 너밖에 없노라고..

 

ㅡ최석우 시인/가슴에 묻지도 못하고” 중에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