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내가 살던 무안읍 교촌리 3구 마을 집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그 당시 식구는 부모님과 동생들 그리고 나와 당신을 합쳐서 총식구가 10명이었다.
한마디로 대가족인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나무로 부엌에 불을 때 밥을 해 먹고살던 시절이라 집안일이 보통 많은 것이 아니었다.
부모님 농사일 도와 드려야지, 동생들이 학교 가면 도시락 챙겨주고 용돈도 줘야지, 나는 직장 생활한다고 날이면 날마다 자정이 다 되어서야 퇴근하지, 그러는 가운데 고부간의 갈등은 일어나 깊어져만 가고 있었다.
나는 7남매 장남으로서 도리를 다 하기 위하여 부모님 모시고 살기를 원했고 그 사람도 내 뜻을 받들어 그러기로 했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 힘든 신혼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그 사람이 이대로는 도저히 못살겠다고 따로 나가서 살자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민 끝에 나는 그러자고 승낙을 했다.
부모님, 동생들과 함께 산지 2년 만에 결국 나는 무안읍에 있는 허름한 작은방 하나를 사글세로 얻고 살림은 그대로 둔 채 몸만 이사를 했다.
아내가 10 식구나 되는 대식구들을 다 책임지기에는 너무나도 벅찼고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또다시 우리들 부부에게는 새로운 인생의 험난한 길이 시작되고 있었다.
맨 몸으로 일어나서 살아가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에 들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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