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란 무엇인가?
결실과 상실, 풍요와 빈곤, 오색과 단색이 어우러진 이 가을에 찬탄하지 않을 인간이 그 누구란 말인가.
곡식이 익어가는 풍경과 그 곡식을 소비하는 풍요, 오색의 단풍이 하늘을 뒤덮는 현란한 풍경과 단색의 낙엽이 말라 가는 상실과 소비 후에 오는 빈곤의 시기는 마치 우리 생의 생장과 몰락이란 서사를 압축해 놓은 것 같지 않은가.
즉, 가을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생과 사를 엿볼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무언가 생산치 않더라도, 그저 눈앞을 장식하고 있는 자연의 폭발할 것 같은 정경과 산을 뒤덮고 있는 압도적인 미적 화재, 그것만으로도 가을은 스스로 빛을 발한다.
차도, 시도, 영화도, 소설도, 가을이라는 이 단순한 2음절의 수식어를 만나는 순간이 바로 그것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타오르는 발화점이 되고, 다른 계절에 수없이 흘려보냈던 일상적인 감상과 감탄마저 가을에는 눈부신 조명을 받아 빛나는 것이다.
자 해는 지고, 잎은 시들고, 꽃은 지기 마련이니, 우리에게 찾아온 가을에 악수를 하자.
그리고 가을이 나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단풍이 아름다운 이 계절에 산행을 떠나보자.
산행은 중독성이 있는 듯하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지만 한 번 길 떠나본 사람들은 다시 또 떠나고 싶어 한다.
익숙한 것들에서 떠남으로 얻게 되는 여백의 묘미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같은 여행자라도 목적지와 계획이 있는 트래블러(traverler)보다는 발길 닿는 대로 가는 배가본드(vagabond)에 더 마음이 간다.
잠시나마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산다는 것.
근사하지 않은가.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나날에서 가끔씩 나그네가 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이 가을에 스트레스도 풀고 일상의 쉼표 하나쯤 찍어 보기 위해 오늘도 산을 찾아 위대한 여정에 올라 보자.
-좋은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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