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1일 오늘은 장흥 부용산 산행을 한 후 굴구이를 먹으러 가기로 한 날이다.
그런데 아침부터 비가 제법 많이 내리고 있고 일기예보 상으로 온종일 비가 온다고 한다.
그래서 부용산 산행을 포기하고 고흥 소록도로 여행을 가기로 하였다.
고흥 소록도는 전남 고흥반도의 끝자락인 녹동항에서 1㎞가 채 안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과 비슷하다고 하여 소록도라고 불리운다.
이 섬은 한센병 환자를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이 들어서 있는 섬으로 유명하다.
과거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이 깃들어 있는 섬이지만,
현재는 700여명의 환자들이 애환을 딛고 사랑과 희망을 가꾸고 있다.
섬의 면적은 4.42㎢에 불과하지만 깨끗한 자연환경과 해안절경, 역사적 기념물 등으로 인해
고흥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고흥반도를 가로질러 녹동항 부둣가에 서면 600m 전방에 작은 사슴처럼 아름다운 섬 '소록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2009년도 개통된 소록대교는 국도 27호선을 이용하여 소록도까지 이동 가능하며
이로 인해섬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소록도 주민들이 섬 밖으로 왕래하기가 편리해졌다.
국립소록도병원의 역사는 1916년 일본 명치천황이 하사한 기금으로 설립된 소록도 자혜의원에서 시작되는데,
이 병원은 당시 조선 내의 유일한 한센병 전문의원이었다.
이곳의 중앙공원은 1936년 12월부터 3년 4개월 동안 연인원 6만여 명의 환자들이 강제 동원되어 19,834.8㎡(6천평) 규모로 조성되었다.
지금도 공원안에 들어서면 환자들이 직접 가꾸어 놓은 갖가지 모양의 나무들과 함께 전체적으로 잘 정돈되어 있다.
그리고 공원 곳곳에는 환자들의 아픔을 간직한 역사기념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공원 입구에는 일제 때의 원장이 이곳에 수용된 한센병 환자들을 불법감금하고 출감하는 날에는 예외없이 강제로 정관수술을 시행했던 감금실과 검시실이 있다.
이 검시실 앞에는 25세 젊은 나이에 강제로 정관수술을 받은 환자의 애절한 시가 남아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또한 소록도병원의 역사와 환자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갖가지 자료가 전시된 생활자료관이 있다.
녹동항에서 운항되는 유람선을 이용하면 추위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활개바위, 거북바위 등 갖가지 기묘한 바위들과 함께 다도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인근에 있는 나로도 해수욕장은 완만한 해안선과 얕은 수심으로 가족휴양객들의 피서지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한 녹동에서 승용차로 5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팔영산자연휴양림을 찾으면 산과 계곡, 일출의 장관을 즐길 수 있고, 숙박시설로 휴양림내 산막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공원내에는 나환자 시인 한하운의 보리피리 시비, 일본인이면서 조선 환자들을 가족처럼 아껴주며 헌신적으로 보살핌으로써 소록도의 슈바이처라 일컬어지는 '하나이젠키치 원장'의 창덕비, 그리고 “한센병은 낫는다” 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구라탑 등 환자들의 애환과 박애정신을 엿볼 수 있는 기념물들이 세워져 있다.
또한, 섬내에는 울창한 송림과 백사장이 잘 어우러져 있는 소록도해수욕장이 있다.
오늘은 비록 부용산 산행은 하지 못하고
소록도를 둘러보고
녹동항에서 회로 점심식사를 하고
목포에 도착해서는 노래방에 가서 스트레스도 풀고
나주곰탕으로 저녁식사까지 쉼없는 일정이었지만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다.
짝이 되어 여러 가지 일을 함께하는 사람이나 집단을 우리는 동반자라고 부른다.
이민우가 작사와 작곡을 하고 지다연이 부른 동반자는
외로울 땐 언제나 내 손을 잡아주고 괴로울 땐 언제나 내 마음 달래 준 사람으로 시작하여
내 인생의 동반자 당신은 나의 동반자로 끝난다.
1979년에 발표한 이 노래는
지다연 특유의 중성적인 목소리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노랫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었다.
내가 나이를 먹어서인지는 몰라도 동반자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 질 때가 있다.
한 번 밖에 없는 내 인생의 동반자라는 생각을 하면 왠지 모르게 진지해지고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나만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동반자라는 단어는 참으로 깊고 무겁게 느껴진다.
요즘은 동반자라는 단어의 의미가 상당히 광의로 사용되어지는 것 같다.
반려견은 물론 각양각색의 동물들이 인간들에게 새로운 의미의 가족이 되어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가는 것이 요즘의 추세가 아닌가 싶다.
좀 더 범위를 확대하여 철학적인 의미까지 부여하면 우리가 산행을 하면서 만나는
나무나 물, 바람, 바위, 구름 같은 것들이 인간에게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에게 있어서 동반자는 그 사람의 인생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 말이 있다.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진다는 뜻으로 이는 사람이 어울리는 주변에 따라서 영향을 받고,
그 주변과 비슷하게 바뀔 수 있음을 뜻한다. 나쁜 친구를 사귀면 착한 사람도 나쁜 사람이 되기가 쉽다.
근묵자흑, 근주자적(近朱者赤)이라는 말은
중국 서진의 문신이자 학자인 부현이 쓴 태자소부잠(太子少傅箴) 책에 나오는 글귀이다.
그런가 하면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 거지와 왕자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본명 새뮤얼 랭혼 클레멘스)은
누군가 여러 명이 어디를 진지하게 보고 있으면 무슨 일인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서
주변의 사람들이 같이 보게 된다고 동조현상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이렇듯 내 삶의 주변에 누가 있는가는 상당한 중요하다.
우리 속담에 친구 따라서 강남 간다는 말도 있고 남이 장에 가면 거름지고 나선다는 말도 있다.
산행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든다.
기왕이면 가보지 않은 산을 설레는 마음으로 가보고 싶고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동행하면서
한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 보려고가는 것인데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안간만 못할 것이다.
그래서 주위 환경이 사람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향기가 진한 꽃 주위에 있으면 나에게도 향기가 나고 악취가 나는 곳에 내가 서 있으면 내 몸에서도 악취가 난다.
오늘 내 주위에 누가 있는지 잘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선한 사람이나 의인 옆에 있으면 나도 그런 사람이 될 확률이 높고,
사기꾼이나 악인 옆에 있으면 똑같은 사람으로 물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서는 살 수가 없기에 필연적으로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좋은 친목단체나 카페 그리고 산악회를 통해서 내 몸에 향기가 나게 하는 삶의 동반자들을 만나야 한다.
나 혼자의 힘으로, 아집으로 여러 사람들을 제압하고 이끌려고 한다면 그건 무모하고 어리석은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동반자들과 함께 산행시에는 미리서 사전답사나 선답자들의 고귀한 의견을 듣고
참여자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게 현명한 일일 것이다.
내 인생의 가는 길에 희노애락이 있을때 가슴을 확 벌려놓고 밤이 새도록 진솔한 대화를 나눌 진정한 친구는 있는지요?
특히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자기의 모든것을 제쳐놓고 아픔을 함께 나누고 눈물을 흘려줄 수 있는 친구가 있는지요?
친구가 있다면 나는 오늘도 그 친구에게 잘하고 있는가 반문해 보면서
인연이 끊기지 않도록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이 세상을 살아 가면서 진정한 친구 한 명만 있어도 그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나에게 있어서 동반자의 조건은
산행과 여행을 좋아하면서 즐기고
소주 1병정도의 주량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을 줄 알며
대화가 통하는 마음씨 좋고 착한사람이면
상대가 여자이든, 남자이든, 형님이든, 친구이든, 아우이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동행!
내 인생의 동반자!
지금 여러분 곁에는 누가 있습니까?
저와 함께 영원한 동반자가 되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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