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딩(riding)은 한마디로 자전거 타는 것을 말한다. 누군가에게 자전거를 어떻게 타야 하는지 묻는다면 대부분 이렇게 대답하지 않을까? “자전거 타는 거? 그건 말이야, 일단 안장에 앉는 거야. 그리고 페달을 미친 듯이 밟는 거지. 그러고는 네가 가고 싶은 대로 가는 게 자전거 타기지? 안 그래?”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알고 보면 자전거 타는 데도 나름의 기술이 있다. “엥~? 이런 거까지 알아야 자전거 타는 건 아니잖아?”라고 한다면 더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그래도 잠시 짬을 내어 읽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되지 않을까? 정말 궁금하지 않은가?
주행 전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워밍업이라는 단계가 필요하다.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는 것을 말한다. 특히 겨울에는 워밍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발 전에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출발 후에는 얼마간 무리해서 힘을 쓰지 않고 낮은 기어비(gear ratio)로 RPM을 서서히 높이면서 몸이 라이딩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 처음부터 과격한 라이딩은 몸에 무리를 주어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라이딩을 마무리할 때도 가벼운 스트레칭은 라이딩 중에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사실 나도 귀찮아서 자주 거르지만, 의식적으로 매번 하다 보면 습관이 되어 자동으로 하게 되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다. 대견하다. 바지는 운동복을 입고 타도 뭐라 할 사람이 없지만, 페달링이 편하도록 신축성 있는 복장이 더 좋다. 이때 발목이 조이는 것을 입고 타는 게 좋다. 우아하게 펄럭이는 바짓단은 때론 멋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타고 나면 체인이나 크랭크에 걸려 더러워지거나 심한 경우 찢어지는 불상사를 겪기도 한다(기름때는 세탁으로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이때 발목 밴드를 이용하면 여러모로 편하다. 물론 자전거 전용 의류가 있다면 훨씬 쾌적한 라이딩을 할 수 있다.
주행
긴장을 풀고, 부드럽게 핸들을 쥐고 자전거에 오른다. 보통 핸들을 잡을 때는 검지와 중지를 브레이크 레버에 올려놓고 다른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핸들 그립을 잡는다. 일단, 자전거에 타려면 자전거의 톱 튜브를 다리 사이에 놓고 선다(이때 압박이 느껴지고 불편하면 자전거 사이즈가 크지 않나 체크해봐야 한다). 한쪽 발을 페달에 올리고 다른 발로 지면을 차면서 자전거가 움직이면, 페달 위에 올려놓은 발로 중심을 잡아 안장에 앉고 다른 발도 페달에 얹어 주행을 시작한다. 자전거가 멈출 경우에는 반대로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멈춤과 동시에 한쪽 페달에 중심을 두고 안장 앞쪽으로 일어서면서 반대쪽 발로 지면을 디디고 안장 앞쪽에 서도록 한다.
주행 시에는 정면을 바라보고, 핸들과 안장과 페달에 고르게 체중을 분산시켜 몸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며 요철이나 얕은 둔덕을 만나면 페달링을 잠시 멈추고 엉덩이를 들어 팔과 다리로 충격을 흡수한다. 이때 팔과 다리는 쭉 펴는 것이 아니라 살짝 구부려 충격 흡수를 용이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자전거를 처음 타는 분들은 엉덩이와 손목이 아픈 경우가 있는데, 이는 라이딩 자세가 올바르지 못하거나 자전거의 피팅이 잘 되지 않아서이다. 엉덩이는 길들이기 나름이다. 초기에는 어느 정도 아프지만 익숙해지면 점차 통증이 사라진다. 또한 페달링은 무겁지 않은 기어비에 맞추고, 가볍게 회전하는 느낌으로 돌려주는 것이 좋다.
제동
자전거에는 두 개의 제동 장치가 있다. 핸들바 오른쪽과 왼쪽에 브레이크 레버가 그것이다. 보통 왼쪽이 앞바퀴, 오른쪽이 뒷바퀴에 제동을 거는데, 이는 엿장수 마음대로란 말처럼 본인이 원하는 대로 편하게 방향을 세팅하여 사용해도 무방하다. 제동 시에는 멈추어야 하는 곳의 거리를 계산하여, 부드럽게 레버를 움켜쥐면서 자전거가 천천히 서도록 한다. 레버를 갑자기 꽉 쥐면 자전거가 중심을 잃을 수 있다. 즉 뒷바퀴에 제동이 크게 걸리면 슬립(slip)이 나서 미끄러지고, 앞바퀴에 제동이 크게 걸리면 앞으로 꼬꾸라져 전복할 위험이 있으니 두 개의 레버를 동시에 쥐면서 부드럽게 서도록 한다. 굳이 뒷사람들에게 공짜로 넘어지는 쇼를 선보일 필요까지는 없지 않은가?
제동에도 다양한 기술과 방법이 있다. 산악자전거의 경우에는 사용 환경상 큰 제동력이 필요하여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앞쪽 제동력과 뒤쪽 제동력을 상황에 따라 적절한 비율로 사용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제동에는 전복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체중을 뒤로 이동시키며 핸들을 잡고 있는 팔을 쭉 펴주는 것이 좋다. 레버를 꽉 움켜쥐었는데도 바퀴가 밀리면서 도는 느낌이 들면 패드를 청소해주거나 브레이크 케이블의 장력을 조절하여 제동력을 높여주어야 한다.
변속
변속은 같은 힘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자전거의 주행을 쾌적하게 해준다. 일반 자전거는 앞쪽이 3단, 뒤쪽이 7~9단으로 기어가 구성되어 있다. 물론 로드 바이크의 경우 앞쪽이 2단, 뒤쪽이 10단인 경우도 있으며, 미니벨로의 경우에는 앞쪽이 1단, 뒤쪽이 7~8단 정도가 된다. 아무튼 3×7을 기준으로 보면 핸들바 좌우에 있는 변속 레버가 이를 조정하므로, 원하는 기어에 체인을 올려놓을 수 있게 된다. 변속을 위해서는 우선 페달에 걸리는 힘을 빼고 변속 레버를 조작하여 변속한 후, 체인이 기어에 완전히 걸릴 때까지 힘을 가하지 않고 페달을 살짝 돌려준 다음 체인이 기어에 완전하게 맞물릴 때 페달에 힘을 실어 변속을 마무리하고 주행을 이어가면 된다. 체인이 기어에 완벽하게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페달을 밟으면 체인이 이탈하는 경우도 있고, 구동계의 부품 마모도 빠르게 진행된다.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익숙해지면 스스로도 언제 변속했는지 잊을 만큼 손놀림이 빨라진다. 따라서 변속도 순간적으로 가능하다. 일반 자전거는 정지 상태에서 변속을 하고 출발하거나 혹은 업힐(up hill) 시에 변속하면 체인의 비명 소리를 듣게 된다. 한마디로 안 좋다는 말이다. 따라서 정지 시에 낮은 기어로 미리 바꾸어 출발을 용이하게 하고 업힐도 미리 경사를 읽어, 진입 전에 변속해두는 것이 두루두루 좋다.
업힐
업힐은 언덕과 같은 경사 구간을 자전거로 오르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언덕에서는 변속이 쉽지 않다. 또 경사가 심할수록 속도를 내기 어려우므로 변속 타이밍을 찾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경사를 만나면 미리 앞쪽 기어나 뒤쪽 기어를 업힐에 맞도록 낮게 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실력 있는 라이더는 언덕에 맞는 기어비를 미리 계산하고 변속한 뒤에 경사를 오른다. 경사가 심할 경우 앞바퀴가 들리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상체를 핸들 쪽으로 눌러주듯 굽혀주고 가슴 쪽으로 핸들을 당기는 기분으로 상체를 숙이면 된다. 이때 과도한 힘으로 뒷바퀴에 슬립이 나지 않도록 저속 기어에서 부드럽게 페달링을 한다. 때로는 안장에 서서 힘을 최대로 이용하는 페달링이 필요하다. 특히 경사가 심한 산에서는 출발하는 일도 쉽지 않다. 많은 경험을 통해 몸에 익숙해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신나는 내리막을 생각하며, 의싸~!
다운힐
다운힐(down hill)은 업힐과는 반대로 언덕을 내려오는 것을 말한다. 물론 신나기도 하지만 이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다운힐에서 중요한 점은 자세와 제동이다. 내리막 경사로 인해 자전거가 앞으로 전복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무게중심을 뒤로 이동한다. 이때 시선은 멀리 보면서 코스 상태를 확인하고, 팔을 뻗되 충격 완화를 위해 완전히 펴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자세를 낮추며 안장 뒤편에 앉는다는 느낌으로 내려간다. 경사가 심한 경우에는 안장을 낮추어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엉덩이를 안장 뒤로 빼는데, 이를 웨이트백(weight back)이라고 한다. 속도는 미리 줄이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속도가 높으면 급한 상황에서 제동 거리가 길어져 위험할 수 있다.
코너링
코너링(cornering) 시에는 속도를 줄이고, 회전 시에는 자전거가 중심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체를 조금 낮추고, 페달이 지면에 닿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회전하는 방향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한다. 이때 과도하게 중심을 회전하는 쪽으로 이동하여 자전거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하자.
기타
주행에 도움되는 기술로는 스탠딩(standing)이나 도로 턱 넘기, 점프 등이 있다. 이러한 기술은 많은 연습이 필요하지만, 익혀두면 다양한 주행 환경에 대처하는 능력이 좋아진다. 또한 장거리 라이딩에서는 페달링이 흐트러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손목이나 몸의 자세를 조금씩 바꾸어줌으로써 라이딩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도 있다. 또 남성의 경우, 회음부의 압박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때는 자전거에서 내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쉬거나 안장에서 가끔 일어나 혈액 순환을 돕는 것도 좋다. 그리고 주행 중에는 헬멧이나 장갑 등의 안전 장구를 반드시 착용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아울러 쾌적한 라이딩이 가능한 기능성 의류나 먼지, 바람,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는 고글도 라이딩에 도움을 준다.
뭐니 뭐니 해도 자전거 타기의 기본은 기술보다는 마음가짐에 있는 것 아닐까? 아무리 좋은 기술로 현란한 라이딩 쇼를 펼친다 하더라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여유로운 마음이 없으면 자칫 위험한 질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타는 라이더보다는 기본을 지키는 라이더가 더 멋진 라이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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