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 : 2010. 12. 25(토요일)
◆ 어디로 : 승달산(332.5m)
◆ 행정구역 : 전라남도 무안군 청계면, 몽탄면
◆ 누구랑 : 나 홀로
◆ 산행코스 : 청계 제일교회 ~ 매봉 ~ 깃봉 ~ 사자바위 ~ 하루재 ~ 승달산 삼거리 ~ 노승봉 ~ 승달산 ~ 노승봉 ~ 승달산 삼거리 ~ 산불감시초소 ~ 송 씨 묘 ~ 목대 체육관
◆ 산행거리 : 약 10.0km
◆ 산행시간 : 2시간 30분(12:00 ~ 14:30)
◆ 날씨 : 맑았으나 약한 약한 안개
◆ 교통 : 자가용
◆ 산의 특징
무안군 청계면과 몽탄면에 걸쳐있는 승달산은 백두대간의 서남부 마지막 지류로 해발 332.5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남도의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서 한눈으로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들을 조망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겨울에도 훈훈한 훈풍을 느낄 수 있는 명산이다. 또한 토양이나 기후 조건이 야생난이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지니고 있어 "난(蘭)" 자생지로도 이름난 곳이다.
승달산이라는 명칭은 고려 인종(1122년) 때 원나라 승려 원명이 이 산에 올라와 교세를 크게 떨쳤고 그를 찾아온 제자 500여 명이 한꺼번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데서 유래되었으며 법천사, 목우암, 총지 사지 등 불교사적이 많다.
◆ 산행후기
나만의 ‘홀로 산행’에서는 또 다른 ‘멋과 맛’이 있다. 여럿이서 하는 산행에서는 단체라는 것 때문에 가야 할 목표가 있고 시간의 제약이 따르지만 혼자만의 산행은 말 그대로 내 멋대로다. 걸으면서 깊은 상념에 빠질 수도 있고 가고자 하는 목표도 맘대로 바꿀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이 제법 많이 왔다. 당초에는 월출산을 가려하였는데 망설여진다. 그러다 약속시간이 지나버렸다. 안 되겠다 싶어 잠을 더 자다가 홀로 승달산을 찾았다. 승달산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 눈을 맞으며 홀로 차분이 걸었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몇몇 등산객들이 승달산을 찾고 있었으며, 등산로는 눈이 다 녹아 등산하는 데는 불편하지 않았다. 홀로 산행한다는 것이 쓸쓸하기는 해도 마음먹은 대로 등산할 수 있어 참 좋았다.
◆ 산행지도
◆ 산행사진
오늘 내가 산에 오르는 이유는 한마디로 웰빙이다..
그 어떤 운동보다도 비용이 적게 든다..
등산화 하나 신고 그냥 오르기만 하면 된다..
얼마나 편하고 좋은가... 걷는 그 자체가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서..
다른 모든 경기는 반쪽의 승리로 귀결된다.
축구는 양쪽 편이 22명이 뛰면 11명은 승자가 되고
반대 편의 11명은 패자가 된다..
어찌 축구뿐이랴.. 모든 경기가 이런 식으로 절반의 승리인 셈이다.
반면에
등산은 모두가 승리자다.
모두가 자기의 페이스대로 산에 오르고 정상에서 야호 하고...
마음속에 응어리진 거.. 산에 오르면서 가지고 갔던 화두
모두 다 해결하고서 스스로 미소 짓고 내려오는 것이 바로 산이다.
그래서
仁者樂山(인자요산)-어진이는 산을 좋아한다.-이라고 한다.
산은 우리 모두를 포용한다.
산에 올라가서 아무리 밟고 파고 뒤집고 해도 화내지 않는다
산은 우리에게 먹을 것을 제공한다.
산에 올라가서 보면 먹을 것이 많다.
산나물 더덕, 머루, 다래 등등..
산은 우리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산에 올라가서 보면 그늘이 있고 쉼터가 있고 온 몸을 휴식공간으로 제공한다.
산은 풀과 나무가 자라게 하고..
새와 짐승들을 불러들여 번식하게 한다.
산은 모든 생물들이 나아 자라게 하면서도 자기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누가 와서 풀과 나무를 베어가더라도 자기 것 이라고 여기지 않고 기꺼이 내준다.
너그러움 그 자체 아닌가...
산은 구름을 돌리고 바람을 일으켜 세워서 하늘과 땅 사이를 소통시키고
양기와 음기를 화합하게 하며
비와 이슬로 하여금 만물이 살아갈 여건을 만들어 주며
온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먹고 살아간다. 이 정도면 그는 이미 성인의 경지인 셈이다.
그런 모습을 본받기 위해서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산에 오르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산에 대해서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그 어떤 운동보다 편 가르기 하지 않고 모두를 승자로 만들어주는 산에게..
승달산에 이렇게 첨 눈이 많이 싸인적을 본적이 별로다
너무나도 아름답다.
눈 사이로 보이는 승달산 능선이
나에게 뭔가를 알려주는 듯하다.
아름다운 나뭇가지에도 눈이 쌓였다.
산에 오르지 않으면 어떻게 저 멋진 광경을 보겠는가?
함박눈이 내린다.
그 함박눈을 맞으며 저 승달산을 바라본다.
올 한 해도 건강하게 살아온 날들에 감사해 본다.
그리고 내년에도 건강히 산에 오를 것을 기약해 본다.
승달산에 오면 사자바위를 항상 본다.
사자모양 같아서 사자바위라 부른다.
멋진 나무에 쌓인 눈을 바라보면서
가야 할 머나먼 길을 또 떠날 채비를 한다.
시간이 많다면 눈을 만지며 장난이라도 해 볼 텐데...
그냥 마음만 보낸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동행했다면
저 나무와 눈과 함께 멋진 포즈라도 한번 취해 볼 텐데...
아쉬워도 내년을 기약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뛰어 본다.
오늘은 온종일 눈이 내린다.
내일도 내렸으면 좋겠다.
암벽 사이로 보이는 새로운 세상
눈과 함께 멋진 장면이다.
눈이 많이 와서 산불이 날 염려는 없겠다.
하염없는 발걸음을 뛰며 지나온 산불감시초소이다.
눈을 맞으며 걸어온 승달산 능선의 장엄한 모습이다.
아마득한 길을 나 홀로 걸어서 여기까지 왔다.
이제 종착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루 종일 눈을 맞으며 걷고 싶지만 가야 할 길이 있기에...
마지막 하산길이다.
계단에 눈이 제법 많이 쌓였다.
매봉 가기 전 봉우리를 줌으로 당겨보며
오늘의 산행 아니 금년의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와도 와도 또 오고 싶은 승달산!
내년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많이 찾을 것이다. 운동을 위하여, 건강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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