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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트레킹&하이킹&여행

남원 문덕봉~고정봉~삿갓봉~고리봉 종주

 

◈ 산행일시 : 2012. 09. 15(토)

산행장소 : 문덕봉(598.1m), 고정봉(605.0m), 삿갓봉(629.0m), 고리봉(708.1m)

행정구역 : 전라북도 남원시

산행인원 : 목포토요산악회 8명

산행코스 : 비홍재 ~ 문덕봉 ~ 고정봉 ~ 그럭재 ~ 삿갓봉 ~ 고리봉 ~ 만학재 ~ 만학계곡 ~ 매월당 ~ 매촌마을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8.0km, 9시간(08:30 ~ 17:30) 소요 - 휴식 및 점심시간 포함, 아주 천천히

날      씨 : 흐렸으나 비는 내리지 않음

이동수단 : 자가용 2대(대당 연료비 약 65,000원 소요)

    → 갈때 : 목포~광주~88고속도로~비홍재, 97km, 통행료 약 6,000원 

    → 올때 : 서남원IC~동순천IC~남순천IC~목포 155km, 통행료 약 9,000원

소요비용 : 25,000원 

산행지도

  

◈ 산행사진 및 후기 

  비홍재에 도착하였는데 문덕봉 반대편쪽으로는 풍악산을 올라가는 이정표가 있었다.

이곳도 언제가는 한번 가봐야 될것 같다. 등산코스가 아주 좋은것 같다. 

 

 비홍재에 있는 문덕봉 고리봉 등산안내도

만학골까지는 17.6km라고 적혀 있었다. 

 

 산행전 체조를 하고 있는 모습

체조는 필수다. 그래야 다리가 편하다. 사고도 없고...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찍은 단체사진

오늘은 수가 단촐해 가족적인 분위기일것 같다. 

 

 비홍재에 있는 이정표 

 

  

 

 비홍산성

 

비홍산성은 포곡식 산성이며, 적당히 치석한 가공석을 이용하여 성벽의 내·외면을 맞추고 그 안쪽에는 할석을 채웠다.

 

내탁법으로 쌓아 올린 성벽 중 6m 정도의 높이가 남아 있는 곳도 있으며, 윗면의 폭은 약 4.7m 내외이다.

 

성 안에는 망루터와 건물 유구도 보인다. 유물은 기와 조각과 토기 조각이 다량으로 출토되었다.

『용성지(龍城誌)』 고적편에는 이 성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 성은 자성방(者省坊) 비홍산(飛鴻山) 아래 기슭에 있고, 고성(姑城)이라 하며, 성 안에 우물을 파서 감천(甘泉)이 솟아나는데 고정(姑井)이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문덕봉 

 

설악산 용아능선의 축소판 형상이라 하여 `작은 용아릉' 이라 불리는 문덕봉은 다섯 개에 암봉을 가진 남원의 화산 (火山)이다.

 

문덕봉은 아기자기한 산행 묘미가 있는 산으로, 산행 내내 지리산 산줄기와 섬진강 강줄기를 바라보며 걷는 재미는 다른 산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즐거움이 있다.

 

그러나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운무가 끼어 조망이 별로였다.  

 

문덕봉 주 능선도 그럭재에서부터 3번째 봉우리부터 암릉의 연속으로 이어져 마치 용아장성릉 위에 올라선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네번째 봉우리 이후론 잠시 내려섰다가는 암봉을 올라야 하고 다시 내려섰다가는 암봉에 매달려야 한다.

 

문덕봉 오름은 하얀 바위면을 왼편으로 길이 나 있다.

 

안전을 위해 밧줄을 설치해 놓았으며 나무도 없고 사방이 트여 전망도 일품이다. 

 

  

 

  문덕봉에서 인증샷

 

 

 

  

 

  

 

  

 

 

 

  

 

 문덕봉에서 바라본 산아래 풍경

운무가 조금만 더했더라면 좋았을텐데... 

 

  

 

 

 

  고정봉으로 향하면서 바라본 문덕봉 

 

  

 

  

 

 고정봉 

  

 

 

 

  고정봉과 문덕봉 암릉구간

 

 

 

 

 

 

  가야할 고리봉

 

 

 

 

 

 그럭재

 

 

 

 

 

 

 

 삿갓봉

 

 삿갓봉에서도 인증샷

 

 

 

 

 

 

고리봉을 배경으로 인증샷

 

 

 

 

 

 고리봉

 

 

 

 

고리봉에서 단체사진

 

 

 고리봉에서 독사진

 

 만학골 정상

 

 

 

 

 

 

 

 만학계곡

 

 만학골 정상에서 만학계곡으로 하산하는 구간은 등로도 희미하고

계곡을 따라 내려와야 하므로 바위에 이끼가 끼어 있어 대단히 위험하였다.

 

 매촌마을 위에 있는 등산안내도

 

 

 

 

 매월당

 

남원야생차 전시판매장

 

 매촌마을에서 올려다 본 문덕봉 고리봉

 

 매촌마을

 

 산행 후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 

 

오늘 산행에 대한 소감은 한마디로 힘든 여정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비홍재에서 문덕봉에 이르는 구간에는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어찌나 많은 나무가 쓰러져 등로를 덮치고 있어 우회를 하거나 넘어서 가느라 힘들고 시간이 지체되었으며, 문덕봉에서 고리봉에 이르는 구간은 암릉구간으로 밧줄을 타고 오르는 등 암벽등반을 연상케 할 정도로 아찔한 순간들이었다.

 

또한 만학골에서 만학계곡으로 하산하는 구간도 등산로가 희미하고 대부분 계곡을 따라 내려와야 하는데 바위에 이끼가 끼어 있어 미끄러져 응덩방아를 몇번이나 찌었으나 다행이 다치지는 않았다. 다음에 이 구간을 가시는 분들은 단단히 각오를 해야하겠으며, 비가 많이 올때는 절대 이곳으로의 산행을 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리고 힘든 산행을 하고 자가용 운전을 한다는 것은 매우 피곤하고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하루의 여정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국내의 이름난 산들을 두루 섭렵하고 다니고 있는 내가 어쩌다 이렇게 산을 좋아하게 되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높이와 성상, 그리고 난이도가 전부 다른 수 많은 산들을 접하고 실제로 오르고 내리면서 산과 그 산을 타는 산행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생각해 본다는 것은 어쩌면 때 늦은 중간점검일지는 모르지만 여태까지의 산행이 그냥 산이 있으니 갔다 오고 사진을 찍고 그 매 순간마다의 느낌, 생각, 소소한 깨달음을 정리하는데 형식적이었다면 이제는 조금은 더 소상하고 자상하고 생동감있게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 한국, 굳이 제한하자면 남한 땅이 되겠지만 참으로 저마다의 산이 다양하고 독특하다. 지리산처럼 장쾌한 주능선에 1,500미터가 넘는 산봉우리가 17개씩이나 있는 거대한 산맥형이 있는가 하면, 설악산처럼 삐쭉 삐쭉 교회의 첨탑처럼 웅장하면서 성적인 근육으로 천하의 절경을 자랑하는 산이 있고, 오대산처럼 사뭇 밋밋하지만 다섯 개의 봉우리를 걸쳐 환형으로 구성된 산도 있는 것이다. 

 

팔공산처럼 고려 건국과 관련하여 공신들을 기려서 이름지어진 산이 있는가 하면, 가야산처럼 옛날 신라시대 이전의 고대국가의 영화를 애틋하게 기억하는 곳도 있고, 북한산처럼 일제시대 이후에 강제로 이름지어졌지만 삼각산이라는 원래의 이름을 잊어버린 명산도 즐비하다. 

 

그 산의 최고봉에 이름지어지는 것도 불교와 도교의 영향을 받아서 천왕봉이니비로봉이니 하는 이름들제법 많고 심지어 일제의 영향으로 천황산이라는 의미를 알면 조금 울컥하는 이름의 산도 전국 각지에 널려 있다. 흔히들 이름만으로 그 산의 특징을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가서 힘들게 산행을 하고 나면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이름으로 구성된 산들도 꽤나 많음을 알 수 있는데 이름 지어지는 그 당시의 상황이나 작명자의 기분과 느낌에 좌우된 영향도 있을 것이다.

 

힘들기 그지 없는 산을 다녀오면 여지없이 몸에는 후유증이 남고 애써서 그 힘든고통을 잊을 즈음이면 또다시 나를 그토록 힘들게 한 그 산이 그리워진다. 산행을 하면서 나를 매료시키는 가장 큰 것은 물론 정상에 올랐을 때의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쾌감일것이다.

 

일종의 정복감 이라고 할까, 아니면 성취감이라고 할까, 쉽게 오른 산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강렬한 그 무엇이 있다. 그 순간 만큼은 세상 그 어느 누가 부럽지 않고 내가 느껴 왔던 심적 고통이나 외로움, 괴로움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마치 고농도 마약에 취한 것처럼 몽롱한 엑스터시가 느껴지는 것이다. 정상에서 보는 주변 경관의 장쾌함은 보너스라고 하기에는 너무 묵직한 선물이기도 하다. 사방팔방 펼쳐진 곳, 어쩌다 날씨라도 아주 쾌청하면 사방 이백 리는 족히 가늠되는 그 전경에는 애면글면 매 순간을 살아야 하는 속세 인간으로서의 번뇌나 물욕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자연이 되고 자연이 곧 나의 일부가 되는 소중한 체험이 풍부한 수량으로 나를 담구어 주는 것이다. 잠시동안이지만 그런 성취감과 우·아·일·체의 신비경험을 거치고 거칠었던 심장 박동수가 제자리에 잡힐 즈음이면 배낭에 채워 넣고 간 음식을 섭취하는 맛 또한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누릴 수 없는 산꾼 만의 특혜이다.

 

그저 맨 밥에 김치 한 조각이라도 그렇게 달고 시원하고 맛있을 수 없는 것이며 잘 얼려진 막걸리 슬러쉬가 목 줄기를 타고 넘어갈 때면 남녀 교합에서 느끼는 오르가즘에 비할 바가 아니다. 잘 차려진 술집에서 마시는 막걸리나 소주, 맥주, 심지어 최고급 양주의 음주가 다소의 의무감이라면 이 때 목구멍을 타고 흘러 내리는 가벼운 술 한 모금은 온 몸의 세포 하나 하나를 일깨우고 음물을 뒤집어 쓰는 듯한 통쾌함이 철철 넘친다.

 

또 하나 혼자만의 산행이 아닌 직장이나 친구나 가족들이라도 같이 한다면 그 사람들이 느끼는 각각의 느낌과 감탄을 보는 기분 또한 아주 괜찮은 드라마이다. 눈가로 귓가로 콧등과 입 주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땀방울과 헉헉 거리는 숨소리 끝에 그들이 지르는 감탄사와 몽롱한 눈자위를 보는 것, 평소에 아무리 밉고 싫은 사람이라도 그 순간만큼은 그런 애증의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매일 업무를 잘했느니 못했느니 너가 잘났느니 못났느니 하면서 치고 받는 직장동료들이 함께 산을 탄다면 내가 힘든 만큼 상대방도 힘들다는 인생의 제 1원리를 몸으로 깨치게 되니 굳이 역지사지라는 고사성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화합의 시공간이 형성되며 친구들이라면 그 동안 나누지 못했주변 소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 더 깊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니 친구간의 우의가 좋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남편, 부인, 자식, 부모간의 가족이 함께 하는 산행이라면 평소 소홀 했던 대화의 간을 넘치도록 가지고 평소에는 뜨악할 수 밖에 없었던, 세대차이라고 하기에는 설명이 모자랐던 단절의 벽이 서서히 무너지면서 원래 고유의 끈끈한 혈연과 부부의 정과 깊은 배려가 새록새록 다시 솟아나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집사람과 자주 험한 산이나 초장거리 철야 산행을 가끔씩 하는데 그 작은 몸으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그저 신랑하고 같이 간다는 것에 그 힘든 고생을 즐거운 표정으로 함께 하는 것을 면, 없던 정과 사랑이 용암 분출하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샘물 솟아 나듯이 생기는 것을 자주 체험하곤 한다.

 

함께 한 산행동료가 없더라도 산행의 효능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 이리저리 부딪히고 얽히고 꼬여진 일상생활에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던 나만의 시간을 듬뿍 가질 수 있으니 스스로 반성도 해보고 잘한 것, 못한 것에 대한 주위의 도움과 나 자신의 실수와 태만에 대한 복기도 천천히 할 수 있으웬만한 명상시간을 능가하는 자기몰입의 소중한 시간이 되는 것이다.

 

몇년 전 지리산 화대종주를 무박으로 하면서 그 멀고 먼 험한 능선 길을 14시간 동안 타고 넘다 보니, 길게는 동안 나를 롭혔던 어떤 현상에 대한 본질적 해부를 할 수 있었고, 하산 후 바로 해답을 찾아서 그 기나긴 갈등을 풀어 버린 적도 있었다.

 

산과 물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악인이 없고 뒤 끝 있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요즘 새삼스럽게 가슴에 와 닿는다. 실제로 그리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자연스러운 곳에서 자연스럽게 땀 흘리고 번잡한 잡 생각을 툴툴 털어 버리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에게 그런 악성이나 뒷담화를 구석이나 공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이 우리 남한 땅에는 주위를 조금만 돌아보면 매일은 아니더라도 주말을 이용해서 언제든지 마음만 내면 다녀올 있는 크고 작은 산들이 즐비해 있다. 결국 그 산을 나의 발전과 안녕과 심신수양을 위써 먹느냐 마느냐는 어느 순간 방구들을 박차고 튀어 나갈 수 있는 바로 그 순간의 결심일 뿐이라고 생각을 한다. 오늘 산행을 함께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수고하셨습니다.